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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16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3) 민주주의의 미래
정치/국내정치2020. 9. 16. 22:51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지 200년 이상이 지났으며, 인권의식과 평등의 정신이 구석구석 스며들었다. 최근 흔들리고 있다지만 패권국인 미국은 자유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공산권의 붕괴이후 전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광풍이 일고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가 승리한것일까. 몇몇 성급한 학자들은 역사의 종말을 논하기도 했다. 물론 역사는 끝난적이 없으며, 끝날수도 없다. 역사란 인간들의 경험과 삶의 기록이기에 지구상에 단 한명의 인류라도 남아있는 이상 계속해서 쓰여나갈 것이다. 오늘도 몇가지 끄적여 본다.

 

 

 

1) 민주주의의 시작은 어디일까. 원시부족들조차 부족장을 다수결로 선출하며, 카리브의 해적들은 1인 1표의 원칙에 따라 선장을 선출하고 중대사를 결정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집단 전체의 의사를 모아서 결정을 내리는 투표는 가장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행위이다.

 

 

 

2) 물론 본능만으로 살수는 없는것이 인간이다. 1만년 전부터 농업혁명이 시작되었다. 인구가 늘어나고, 사회 규모가 거대해지면서 거대한 치안유지조직-경찰력-의 필요성이 생겨난다. 더 이상 소규모 마을 공동체의 유대감으로 집단의 질서를 유지할수 없었다.

 

2-1) 동시에 잉여 생산물이 생겨나고, 기술이 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필연적으로 빈부격차가 발생한다. 특별한 재능, 기술, 지식을 가진 이들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비교우위를 차지한다. 동시에 원시적인 화폐와 부채의 개념이 발생하고, 부채대신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예가 생겨난다.

 

2-2) 원숭이 한마리가 폭포를 숭배했을때부터 생겨났던 종교는 더욱 크고 복잡해졌다.

 

 

3) 이로서 고대 도시국가의 신분사회가 완성된다. 무력을 가진 전사집단, 부와 권력을 가진 부자와 지주들. 자유를 박탈당한 노예와 종교집단을 통솔하는 사제들. 이 모든 집단을 통솔하는 귀족계급. 이후 수천년에 걸쳐 인류를 구속할 신분제의 탄생이다.

 

 

 

4) 권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무력과 생산력이다. 무력은 말 그대로의 힘, 상대를 억압하고 찍어 누를 수 있는 실질적인 전투력을 말한다. 생산력은 간단한데, 한 사회에서 필요한 어떠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능력이다. 고대 사회에서라면 대부분의 생산력은 농부들에게 있다.거의 대부분의 경우 전자에 핵심적인 권력이 부여되고, 이들은 국가, 도시의 지배계급이 된다. 후자의 생산력은 보다 소집단에서의 권력, 즉 가정에나 마을에서의 사회적 위치를 결정한다.

 

 

 

4-1) 농경사회 이후 4대 문명은 종교와 무력이 결합된, 사제-전사집단의 동맹으로 형성된 신정국가체제였다. 왕이 곧 종교의 상징이며, 무력은 귀족들이 독점한다. 

 

4-2)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크레타와 미노아에 이르기까지 청동기시대 전쟁이란 특출난 전사계급의 전유물이었다.

 

그들은 값비싼 청동갑옷과 무기로 무장했으며, 전차를 타고 전장을 누볐다. 미숙한 군사전술과 기술력은 소수 군사엘리트들의 우위를 보장했다. 징병제는 낮선 개념이었으며, 전쟁에 나서는것은 귀족들과 소수 용병들이었다.

 

이는 고대 신정국가에서 무력이 귀족에게 독점되었으며, 민중에게 권력이 주어지지 않은 이유이다.

 

4-3) 물론, 어떠한 이유로 인해 무력이 시민계급에게 넘어간다면 이 체제는 무너지게 될것이다.

 

 

5) 이런 상황이 곧 나타난다. 인구가 늘어나며 철기가 보급된다. 전쟁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하게 된다.

 

그리스 폴리스들은 초창기 귀족들이 독점하는 전쟁에서 벗어나, 중산시민계급이 각자 무장하고 전쟁에 나서는 호플리테스의 시대로 접어든다.

 

5-1) 이에 따라 시민계급의 정치참여가 보장되고, 그리스 민주정이 확립된다. 민회가 설립되고, 왕정이 과두정으로, 과두정이 민주정으로 바뀐다. 선거가 치뤄지며, 법치주의가 확립된다. 정치가들은 귀족이 아니라 시민을 설득한다.

 

5-2) 페르시아 전쟁을 거치며 해군노잡이들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빈민들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된다.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전쟁에 참여할수 있는 무력과 동의어나 다름없다.

 

5-3) 물론 그랬기에 외국인과 여성, 어린아이등 전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계층은 정치참여에서 배제된다.

 

5-4) 그러나 마케도니아의 남하 이후, 오랜 훈련이 필요한 페제타이로이들의 팔랑크스 장창진형이 전장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전문 군인들로, 외국인, 도시 빈민등 자원한 소수의 직업군인들이었다.

 

이후 그리스의 민주정은 점차 쇠퇴한다. 로마의 지배는 이에 쐐기를 박는다.

 

 

 

6) 초기 로마는 왕정이었고, 이후 과두정으로 바뀐다. 초기 로마 역시 극소수의 귀족계급만이 전쟁에 나섰으며 이들이 모든 권력을 독점한다.

 

6-1) 그러나 로마의 강역이 커지고 전쟁이 규모 역시 거대해지자 로마는 평민들을 전쟁에 징병한다.

 

6-2) 전쟁에 나가게 된 평민들은 정치참여를 요구하기 시작한다. 전쟁에 나가기를 거부한 채 언덕위로 올라가 파업을 한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평민들의 권리가 커져간다. 호민관이 생겨나고, 민회가 설립된다. 징병제와 함께 로마 공화정이 탄생한 것이다.

 

 

 

7) 그러나 포에니 전쟁이후 징병제의 문제점이 부각된다.

 

 

7-1) 로마의 영토는 너무 커졌다. 이전과 달리 징병된 시민들이 수년이상 로마를 떠나 종군하게 되었고, 이는 농지의 황폐화를 불러왔다.

 

7-2) 따라서 로마군의 질적저하가 심각하게 일어난다. 군인들은 자신들의 무장을 마련할 재산이 없었고, 사기 또한 심각하게 저하된다.

 

 

 

8) 여기서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군사개혁을 시작한다. 그는 로마의 군제를 모병제로 바꾸고, 게르만의 침입을 격퇴하고 유구르타 전쟁에서 승리한다.

 

8-1) 모병된 전문 군인들은 수십년간 로마를 떠나 있어도 문제없었으며, 혹독한 훈련으로 정예했다. 빈민들이 넘쳐났기에 병적자원 또한 풍부했다. 시민들은 더이상 피흘리며 종군할 이유가 없었다. 이는 일견 이상적인 군사제도로 보였다.

 

8-2) 그러나 이 시점부터 로마의 공화정은 붕괴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군대는 다수의 빈민들과 소수의 정치 엘리트들로 이루어진다.

 

8-3) 병사들은 대다수가 가난한 빈민층들이었다. 외국인, 도시빈민, 토지를 상속받지 못한 농가의 자식들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로마 사회에 딱히 연고를 갖지 않았으며, 어쩔 수 없이 군대에 자원했다.

 

8-4) 장교들은 야심만만한 정치 엘리트들이었다. 대부분 귀족의 후예들로, 자신들의 정치경력과 야망을 위해 군대에 자원했다. 

 

8-5) 이는 쿠데타라는 재앙을 불러온다. 야심만만한 장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병사들을 선동했다. 병사들에게 부와 토지를 약속하고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탈취한다.

 

8-6) 징병제하의 시민군들이었다면 자신들의 가족들이 있는 로마를 결코 공격하지 않는다.

 

로마에 연고가 없고, 이해관계가 없는 버림받은 빈민들이었던 모병제 군단병들만이 반란을 일으켰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8-7) 그 결과 수십년에 걸친 혼란기가 찾아온다. 술라,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병사들의 지지를 받는 군인독재자의 사대가 열린것이다. 민회는 유명무실해졌으며, 원로원은 병풍으로 전락한다. 이시점에서 로마 공화정은 종말을 맞았다.

 

 

 

 

9) 좀 더 거시적으로 볼때, 전세계적으로 시민계급의 정치참여를 후퇴시킬 거대한 흐름이 다가왔다. 등자(鐙子)의 발명이다.

 

9-1) 청동기시대 귀족들은 전차를 타고 전쟁에 나섰다. 전차는 막강했으나 지나치게 거추장스럽고 험지주파가 불가능했다 기병이 등장하고 투사무기가 발전하자 전차의 시대는 끝난다.

 

9-2) 초기 기병역시 한계가 명확했다. 등자가 없고 연식안장으로 무장한 기병은 제한적인 돌파력을 가진다. 이들은 조금 더 빠르고 잘 무장한 기동보병에 가까웠다. 전장의 주력은 아직 보병이었고, 그 보병은 대부분 징병된 시민들로 이루어진다.

 

9-3) 그러나 2~3세기경 동아시아 중국문명에서, 8세기부터 유럽으로 등자가 전해진다. 이는 시민계급에게는 재앙에 가까웠다.

 

9-4) 등자는 말의 충격력을 온전히 적에게 전달할 수 있게 만든다. 등자를 착용하고, 경식안장위에 올라탄 기사의 랜스는 보병방진을 장난감처럼 궤뚫는다. 방패도, 갑옷도 그 앞에서는 거의 무용하다.

 

9-5) 오직 촘촘한 장창방진만이 4.5m짜리 그레이트 랜스의 돌격을 저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장창병은 훈련 난이도의 문제로 용병등 직업군인들로 구성된다.

 

 

 

 

10) 중세는 왕과 귀족의 시대였다. 군대는 기사와 용병으로 구성된다. 봉건제가 유라시아를 휩쓸었고, 고대의 시민정신은 관짝속에 파묻힌다.

 

10-1) 봉건제 철폐와 신분폐지를 외친 와트 타일러의 외침은 갑옷과 랜스로 무장한 기사들의 돌격앞에 짓밟혔다. 무력을 독점한 기사와 용병대 앞에 혁명이란 불가해한 개념이었다.

 

 

 

11) 동아시아는 다소 예외로 치겠다. 보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동아시아는 역성혁명과 덕치주의등 유교에 입각한 거대 관료국가을 구축한다.

 

 

 

12) 그러나 고대에 그랬듯이, 기술발전이 다시 봉건제에 사형선고를 내린다. 화약이 동양에서 전래되고, 총이 전장에 등장한다.

 

12-1) 총의 등장은 대규모 징병제의 부활을 예고했다. 총은 갑옷을 가볍게 궤뚫고, 대포는 장창방진에 죽음의 비를 내린다. 정예한 군사 엘리트들은 지나치게 비싼 비용을 치르게 되었고, 소총으로 무장한 시민들의 숫자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게 된다. 무력이 다시 시민계급에게 넘어왔다. 다시 민주정의 시대가 온다.

 

 

12-2) 영국에서의 젠트리들이 법과 재산권을 요구하며 국왕에게 반기를 든다. 프랑스에서 무장한 시민들이 권리를 요구하며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다. 도시 시민들로 구성된 파리 주둔군은 자신들의 이웃들에게 발포하지 못했다. 베르사유가 습격당하고 귀족들의 목이 잘려나가도 마찬가지다. 병사들은 장교들을 처형하고, 스스로 장교들을 선출하고, 공공연히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더이상 군대는 귀족들의 편이 아니다. 

 

 

12-3) 19세기 전반에 걸쳐, 서서히 보통선거제가 퍼져나간다.  군대에 징병되는 남성 시민들은 선거권을 얻고 정치에 참여한다. 수백년만에 민주주의가 부활한것이다.

 

12-4) 세계대전이 진행되고 전쟁의 양상이 총력전으로 변한다. 여성들은 고대와 달리 후방 공장에서 군수물자를 생산한다. 

 

전쟁에 기여한 여성들은 남성들이 그랬듯이 투표권을 요구했고, 20세기 중반에 걸쳐 여성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투표권을 보장받게 된다.

 

 

 

13) 권력은 무력에서 나온다. 만약 권력을 독점한 소수의 지배계층이 다수를 상대로 무력을 마음껏 동원할 수 있다면, 그 사회는 결코 민주주의로 바뀔수 없다.

 

동원할수 없다면, 그 체제는 무너질것이다.

 

 

13-1) 한국의 예를 보자. 광주항쟁은 진압군의 m16소총과 패튼전차앞에 짓밟혔다. 잘 무장한 군대앞에 시민들의 민주정신은 공허할뿐이다.

 

13-2) 6월항쟁당시 전두환은 시위대에 군대투입을 명령한다. 그러나 두가지 이유로 인해 무산되었는데, 사단장 이하 현직 장교들과 병사들이 무력진압에 부정적이었으며, 미국이 군대를 투입할경우 한미동맹을 파기하겠다며 펄펄 뛰었기 때문이다. 결국 5공화국은 무너지고, 군부독재 역시 종식된다.

 

 

13-3) 중국은 그렇지 못했다. 천안문의 학생들은 인민해방군의 59식 전차앞에 짓밟혔다. 홍콩의 우산혁명은 공산당의 압제아래 실패할 것이다. 나는 홍콩혁명의 성공여부를 아주 부정적으로 본다. 중국이 붕괴하지 않는 한.

 

 

13-4) 헝가리혁명? 실패했다. 프라하의 봄? 실패했다. 북한에서 평화시위가 가능할까? 총구앞에 정의없고, 공포없는 사람 없다.

 

13-5) 반대로 군대가 명령을 거부하고 시위대의 편을 든다면 혁명은 성공한다.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는 군대가 그에게서 등돌렸을때 무너졌다,.

 

 

14) 현대 가장 권위주의적인 북한정부조차 시민들의 눈치를 본다. 군대가 시민들로 구성되고, 펑범한 시민들이 총기로 무장한다면 군인들과 압도적으로 무력의 격차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의 시민들이 분노한다면 언제든지 혁명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20세기 내내 독재정권은 붕괴해왔고, 

민주주의가 승리하는것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15) 21세기 군사기술의 트랜드를 보자. 강화복, 로봇병사, 정보전, 무인기, 인공지능....... 이는 소수의 기술엘리트들이 무력을 독점하게 만들것이다.

 

15-1) 무장한 시민군?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소총과 급조폭발물로 무장했을때, 강화복으로 무장한 스페이스마린과 터미네이터가 가우스건을 난사한다면 누가 이기겠는가?

 

인공지능에게 이해관계가 있는가? 그들이 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상관의 명령에 항명하고 시위대에 합류하는 장면을 상상할수 있을까?

 

 

15-2) 유전공학은 어떤가. 선택받은 소수 상류층은 그렇지 못한 다수에 비해 압도적인 수명, 지능, 신체능력을 보장받는다. 그들은 인공지능과 로봇병사들의 호위를 받은채 강화복을 입고 전장에 나선다.

 

중세의 "푸른피"가 현대에 부활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만들어진 환상이 아니라, 실재하는 개념으로. 유전공학이 그렇게 만들것이다.

 

 

16) 더욱 골치아픈것은 군사기술 외적으로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가 넘쳐난다는것이다.

 

 

17) 예를 들어 저출산. 한국은 0.8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하며 역사상 유래없는 대절멸의 길로 향하는 중이지만 다른 나라도 저출산현상은 마찬가지이다.

 

17-1) 저출산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연금문제등. 현대의 초저출산 현상에서 전세계의 국가들은 장기적으로 연금고갈을 피할수 없으므로, 노령연금의 대폭 삭감과 세금 증세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 

 

 

17-2) 이는 사실상의 고려장으로(심지어 반강제 안락사로)이어질 것이고 고령층은 생존을 위해 투표에 나설것이다. 그 부담은 숫자가 줄어든 젊은계층에게 전가된다. 필연적으로, 세대갈등이 격화된다.

 

17-3) 문제는, 고령화로 인해 젊은층의 인구가 극단적으로 적다는것. 결국 현행 1인1표 보통선거제 하에서는 이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출산율이 낮을수록 더더욱.

 

17-4) 저출산으로 인해 많은 나라들은 이민자를 대거 받게 될텐데. 필연적으로 치안의 대폭 악화와 사회갈등의 증가, 계층 고착화등의 문제를 불러온다. 이는 원주민들에게, 특히 가난하고 이민자와 직접 부딪힐 일이 많은 계층일수록 피해를 크게 입게한다.

 

17-5)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극우파가 약진하게 될것이다.  한국도 크게 먼 이야기는 아닌것 같다.

 

17-6) 최종적으로, 미래의 젊은계층은 현행 보통선거제의 폐지를 주장하게 될것이다. 세대별 선거인단이나, 일정연령이상과 아이를 낳지않은 사람의 투표권을 박탈하는 방안등. 자유민주주의와는 좀 많이 떨어진 방안이다.

 

 

18) 유전공학과 인공지능 역시 독재를 용이하게 만든다.

 

18-1) 예를 들어 자신이 중국, 북한등 독재국가의 지도자라 해보자. 당신의 목적은 권력유지와 자기 자신의 안위일것이다.

 

18-2) 이들 나라에서도 저출산은 사회적 문제이다. 특히 중국은 좀 심각해질 예정이고.

 

18-3) 이들 나라들은 저출산을 명분으로 인공자궁과 유전공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나라들도 그렇겠지만, 이들은 인권등 20세기의 유산에 구애받을 가능성이 더욱 적으니.

 

18-4) 여기서 독재자의 의지가 개입한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특정한 유전자를 주입하는것이다. 공격성, 반항성등을 제거하고 독재에 순응할 유순한 노예들을 양산한다.

 

18-5) 일단 한세대를 개조하는데 성공한다면, 그 이후는 일사천리이다.

 

누구도 독재에 저항하지 않을테고 당신은 영원히 천수를 누리며 만민위에 군림할 것이다. 이 신세계에서 자유의지를 가진것은 오직 지배계층뿐이다.

 

 

19) 이런 방안들에 거부감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러한 트랜스 휴머니즘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 될것이다. 미래의 인간들은 유전공학, 전자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진화하고 신체를 개조하게 될것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19-1) 그렇지 않으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초월할것이고, 모든 인류는 인공지능에 종속될 것이다. 의사결정을 그들에게 의존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20) 더불어 전자기술의 발달은 자유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전체주의 국가들이 첩보기관을 활용해 자유민주주의국가 내부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사회혼란을 일으키기 훨씬 용이해졌다.

 

SNS의 발달로 시민들은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접하고 있다. 지나친 직접민주주의가 이전의 간접민주정체를, 자유주의를 잠식하는 중이다. 이는 그냥 포퓰리즘이고, 중우정이다. 전체주의의 망령이 부활하는중이다. 고대 아테네의 말로가 보인다. 

 

 

21) 이러한 현상들은 자유민주주의에 부정적이면 부정적이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21-1) 최종적으로 단언할 수 있다.  20세기는 1차 세계대전으로 시작됐고, 전체주의와 이데올로기 대립, 피의 세기로 평가받는다.

 

21-2) 21세기는 민주주의의 붕괴, 새로운 기술문명의 탄생과 전통적인 인간상의 종말로 이루어질것이다. 3차 세계대전이 역사책에 쓰일지는 잘 모르겠다.

 

 

 

22) 자유민주주의가 존속하는 국가라도, 현대와는 모습이 많이 다를것이다. 아마 적국의 사이버 공격을 방어할 대규모 첩보감찰기관이 존재할 것이고, 정부의 감시가 더욱 용이해질것이다. 선거제는 높은 확률로 제한선거제로 바뀔것이다.

 

22-1) 획기적인 방안이 없는 한 강제출산제도-또는 그에 준하는-것이 시행될 것이고,  미혼자에 대한 시선은 별로 좋지 않을것이다. 막대한 세금과 함께. 정확히는 정부가 그렇게 만들것이다. 그렇지 않은 국가는 22세기 이전에 멸망할것이다.

 

 

23) 뜨악할 사람들이 많을것 같은데,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역사상 인류가 민주정체를 가지고, 시민 개개인의 권리가 이정도로 보장된 사회가 얼마나 되었나? 기껏해야 고대 그리스 로마사회, 그리고 근현대 100여년에 불과하다.

 

23-1) 인류는 대개 왕정, 귀족정을 이루고 신분제 사회에서 살았고, 그와 비슷한 환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신시대의 귀족은 기업가들과 정치 엘리트들이 될테고, 종교와 기사들의 칼 대신 자본과 인공지능을 휘두른다는 차이가 있다. 

 

23-2) 너무 암울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전근대 국왕과 귀족들이라 해도 모든것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으며,  어느정도는 시민들의 눈치를 보았다. 

 

중세 자유민들에게도 귀족에게 소송할 권리가 보장되으며, 자유도시들은 명목상 국왕과 귀족에게서 독립된 자치권을 가졌다.(물론, 중세는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까웠다.)

 

23-3) 새로운 시대에도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제정기 로마 황제들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적당히 권력 누리고, 세습하면서 특권층 만들고, 시민들에게는 빵과 서커스로 환심을 사는.

 

 

24) 부가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나치게 개인의 권리가 제약되는 사회는 경쟁에서 뒤쳐지게 될 것이다. 1인기업의 등장으로 기업가들은 더욱 중요해질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업가들은 개인의 권리, 특히 재산권이 강하게 보호되는 사회에서 흥성했다.

 

24-1) 경제적 자유는 정치적, 사회적 자유를 불러일으키는 면이 있으므로 아마 미래 사회에서 지나친 정부의 압제는 가능성이 낮다. 뭐 중상주의 같은것도 있었잖은가. 절대왕정을 외치며 부르주아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모순들.

 

 

25) 뭐 미래가 어떻든간에 현재를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난 니체가 되기는 싫다. 지금까지 너무 암울한 얘기만 한것 같은데 역사적으로 세상은 망할것 같다가도 어찌어찌 굴러는 갔다. 어쨌든 내일은 해가 뜰것이고,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게 된다. 정치는 정치일뿐, 일상이 아니고, 행복은 오로지 각자의 몫이다.

 

 

 

 

Posted by 합리적으로 살자